태왕사신기가 대망의 막을 내렸다. 물론 오늘 밤에 스페셜 방영을 하나 앞두곤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태왕사신기의 24회분 드라마내용은 모두 끝나고 말았다. 허겁지겁 끝낸듯 한 결말에 시청자들은 모두 '용두사미'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 했다. 사실 나도 좀 그렇다. 하지만 실망감 뒤에는 또한 즐거움과 감동이 있고 희망도 있다. 이 희망은 '태왕사신기'를 통해 발견한 네 인물의 발견 및 재발견이었다. 네 인물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인 극중 처로, 주무치, 수지니, 현고를 이른다. '태왕사신기' 막방을 보며 아쉬운 마음을 이들에 대한 글을 써보면서 달래고자 한다.
처로(이필립)
그는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다. 극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거나 대사가 많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버렸다. 아무 말 없이 담덕이나 수지니의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언제나 그를 주목하게 된다. 188cm의 훤칠한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 찰랑거리는 긴 머리를 차분하게 내리며 그는 언제나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술만은 굳게 다문다. 괴로워하는 담덕에게도 조용히 술병만 주고 올 뿐, 별다른 위로의 말은 없다. 이것이 처로의 매력인 듯 하다. 시끌벅적한 사건에서도 언제나 그는 차분하다. 그러한 그의 차분함이 신비로운 매력을 만드는 듯 하다. 늘 수지니의 기운을 느끼며 그녀가 어디에 있듯 무작정 기다리고, 찾아내고 그녀의 곁을 맴돈다. 이러한 애절하고도 듬직한 그의 모습은 보며 수많은 여성팬들은 그의 말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며 그에게 계속 시선을 빼앗긴 듯 하다. 이제는 태왕사신기가 끝나고, 처로가 아닌 '이필립' 그의 진정한 또다른 모습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기를 바란다.
주무치(박성웅)
주무치는 삼국지의 장비와 같은 인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흔히 말하는 '단무지'과의 성격에 엄청난 무력, 그리고 끈끈한 의리와 따뜻한 정. 단순하지만 호탕한 그의 언행은 '태왕사신기'를 보게 만드는 또 하나의 큰 재미요소가 아닐 수 없었다. 실제로 187cm라는 그의 커다란 키와 듬직한 체구는 전쟁터에서는 용맹무쌍한 장수를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하지만 한 여인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쑥스러움을 타는 귀엽고 순박한 이 남자.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가졌다. 사실 주무치 역을 맡은 박성웅은 신인 아닌 신인이다.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탄탄히 쌓아올린 연기자다. 이번 '태왕사신기'를 통해 보다 더 많은 팬을 확보한 그.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확실하게 시청자들에게 얼굴도장을 찍었다. 2007년을 제2의 발판으로 삼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길 바란다.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매력에 빠졌으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싶다.
수지니(이지아)
담덕과 처로의 마음을 동시에 받고 사는 행복한 여인, 수지니. 하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화천으로부터 부모를 잃고, 흑주작의 운명을 간직한 채(-물론 마지막회에 수지니가 흑주작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거물촌 촌장인 현고의 밑에서 제자로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험난한 생활을 하면서 강인하게 자라는 그녀. 씩씩하고 쾌활한 그녀의 밝은 모습은 보는 사람들까지 모두 기분좋게 만들었다. 물론 담덕까지 말이다. 술을 좋아하고, 활을 잘 쏘는 그녀는 대장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임금 앞에서 술병을 나눠마시며 거침없던 그녀였지만, 흑주작의 슬픈 운명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그의 곁을 떠난다. 만약 '태왕사신기'가 24회로 허겁지겁 끝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매력을 더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수지니가 친언니인 기하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과, 담덕과의 재회의 순간을 더 길게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수지니 역을 맡은 이지아는 이필립과 마찬가지로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이다. 이미 사탕CF까지 찍으면서 스타대열에 조심스럽게 합류하고 있다. 짧은 커트머리의 발랄함에서부터 긴 머리의 조심스러운 모습까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잘 연기했다. 사실 발랄한 연기는 잘못하면 욕 먹기 딱 좋고, 어색하기에 더할 나위 좋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보는 사람까지 기분좋게 만드는 매력을 가졌다. 그녀의 매력으로 올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노려볼 만 하지 않을까.
현고(오광록)
'저 사람이 촌장 맞아?'라고 생각하게 했던 극 초반. 현고는 어린 수지니와 함께 저작거리에서 가짜 점을 봐주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느 새 그는 고구려 태왕의 옆에서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며, 전쟁에서 책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또한 담덕의 옆에서 든든하 그의 심리적인 조언자가 되어주고 있었다. 언제나 자기 제자인 수지니를 살피는 따뜻한 스승. 그는 언제나 '아~'라는 그 특유의 감탄사를 내뱉으며 따듯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기존 책사의 차갑고 이지적인 이미지는 그를 보면 goodbye이다. 오광록은 태왕사신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그 특유의 목소리와 개성 강한 연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던 연기자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태왕사신기'의 현고로 대중들에게 더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갔었다. 그의 인간적인 모습은 극중 현고에게도 그대로 스며들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매력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사신 네 명 말고도 그 외에 고우층(박정학), 흑개(장항선), 바손(김미경), 불돌(백재진), 달비(신은정) 등의 탄탄한 조연들과 카리스마 강력한 대장로(최민수), 연가려(박상원), 기하(문소리), 연호개(윤태영), 사량(박성민) 등등의 인물들이 담덕(배용준)말고도 있었다.
주인공 말고도 그 외의 인물들의 강력한 포스와 감칠맛 나는 연기가 있었기에 태왕사신기 24회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 '태왕사신기' 드라마는 막을 내렸지만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안방극장이나 영화스크린을 통해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색다른 모습과 또 다른 매력을 기다린다. |
'아름다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추천하는 미드 (0) | 2008.03.28 |
---|---|
[스크랩] 따뜻한 사람... (0) | 2008.01.04 |
[스크랩] B형인....나....... (0) | 2007.09.30 |
[스크랩] 바보는요... (0) | 2007.08.20 |
노처녀가 되는 지름길퍼옴 (0) | 2006.07.30 |